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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97년 외환위기가 소득 불평등 심화를 초래했는가? 시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9682001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19003.html


위의 기사와 같은 인식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realnews.co.kr/archives/9060


위의 글은 박가분이 쓴 글인데(전에 썼던 글에 어느 분이 저걸 갖고 왔더군요), 결국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논리의 연장선상에 불과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 모든 건 다 IMF 때문이다. 고로 최저임금 인상은 정상적'


하지만 정말로 1997년 외환위기와, 외환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한국의 소득 불평등 심화를 초래했을까요? 답은 '아니다' 입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대 GDP 비중으로 전환한 수치를 기준으로 [그림 2-3]과 비교한다면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은 OECD 15개국 평균과 달리 67%만큼 높았던 적이 없으며 우리나라의 최고점인 59%는 OECD 15개국 평균에서는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2000년의 수준이다. 이수준에서 우리나라는 51%까지 하락하였으며 OECD-15의 평균은 2005년57%이다. OECD-15의 평균은 1980년대부터 2005년까지 25년간 약 10%p하락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혹은 1996년의 59%에서 2012년 51%로 하락하였으므로 20년간 혹은 15년간 8%p 하락한 셈이다. 이 수치로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속도는 OECD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여 빠르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의부상과 노동의 몰락이 매우 급격하게 진행되었다고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통계수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예외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빠르게 하락하지는 않았으며, 다만 위기 기간인 1996~2002년 동안에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중략)



제도부문별 소득분배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변화는 거시경제 변수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영향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소비와 투자는 위축되고 수출은 증가한다. 한국은행은 환율 1% 상승 시 국산소비는 -0.19%, 국산투자는 -0.35% 위축되며 수출은 0.98% 증가한다고 분석하였다(한국은행[2012], p.49, p.55). 수출부문을 비금융법인으로 보고 소득이 소비와 투자에 의존하는 부문이 가계라고 본다면 환율 변화는 매우 큰 소득이전을 야기할 수 있다. 제도부문별 소득분배 추이는 가계의 소득비중 감소와 비금융법인의 비중 증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폭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가 없었던 OECD 선진국보다 특별히 크지는 않으며 소득불평등의 상승폭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결과는 환율 상승과 해외저축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국내 저축이 줄어든 데기인한다고 사료된다.



(중략)



내용 면에서 살펴보더라도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은 자영업 쇠퇴에 크게 기인하였으며, 자영업 쇠퇴는 정보처리기술의 발전으로 기업이유리해진 데다 이자율 하락과 자본이용 가능성의 증대로 회사법인의 성장이 용이하게 되어 개인 사업체를 구축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과정에서는 환율과 같은 대외적 요인보다는 대내적 요인이 주된 변인을 제공하였다. 결과적으로 환율 상승과 외환보유고 축적과 같은 위기대응 정책의 효과는 소득불평등 확대에 일부 기여하였으나 주된 요인은 아니며, 오히려 자본의 배분이 바뀐 것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중략)




위기극복 경제정책이 소득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불평등을 높이는 효과가 뚜렷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이 특별히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으며, 시장소득불평등의 확대도, 물론 한국의 지니계수는 2인 이상 도시가구에서 측정되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특별히 크지는 않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는 한국의 소득분배가 형평한 편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큰 변화이다. OECD 선진국들의 과거 추이와 매우 유사한 양상으로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불평등도 상승이 진행되었음은 우리 경제에서도 선진국 경제를 변화시킨 동인과 매우 유사한 요인들이 지배적 변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득분배구조 변화의 많은 부분은 경제위기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
「소득불평등 확대에 대한 기능적 분배 및 제도부문별 소득구조 변화의 영향」, 최경수, 2013 





요약하자면 

(1)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2) 이러한 현상은 외환위기 발발 유무와 관계가 전혀 없다 

(3) 따라서 외환위기가 없었어도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에 따른 소득불평등 심화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외환위기가 아니라면, 도대체 소득 불평등 심화를 초래한 요인은 뭘까요? 이에 대해 유경준(2012)은 다음과 같은 요인을 제시했습니다.(위의 표를 참조할 것) 



첫째는 SBTC(숙련편향적 기술진보), 개방화, 그리고 SBTC와 개방화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과 제도 


둘째는 고령화와 핵가족화에 따른 가구 구조의 변화. 특히 우리나라는 공적연금제도가 부족한 관계로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


셋째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요인으로, 1990년대 초부터의 급속한 서비스화. 즉, 제조업의 고용은 감소하고, 서비스업의 고용이 증가했지만, 서비스업에서의 고용 증가가 양질의 고용으로는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소득 불평등이 심화됨



한편, 위에서 발췌한 최경수(2013)에서는 기술 진보와 고령화를 소득불평등 심화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경준(2012)과 차이점이 있다면, 최경수(2013)는 유경준(2012)과는 다르게 산업구조의 변화가 끼친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결론


결국 '소득 불평등 심화는 IMF, 신자유주의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핑계이자 책임 전가에 불과합니다. 소득 불평등 심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SBTC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현상. 여기에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정도의 차이를 일으킬 뿐이죠. '다른 나라는 멀쩡한데 우리나라만 갑자기 외환위기 터져서 살기 어려워졌다' 내지 '이 모든 건 다 IMF 때문이다'라는 발상으로는 현실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소득불평등 확대에 대한 기능적 분배 및 제도부문별 소득구조 변화의 영향」, 최경수, 2013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하여」, 유경준, 2012

덧글

  • 알토리아 2018/01/20 01:02 # 답글

    과거와는 다르게, 다른 나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살기 어려워졌다는 데에 요즘은 많이들 동의하는 모양이더라고요.
  • 유월비상 2018/01/20 01:35 # 답글

    또 다른 흔한 오해로 비정규직이 IMF 이후 등장했다는 설이 있지요.

    물론 IMF 이후 비정규직 비중이 크게 늘긴 했지만, 비정규직 비율은 김영삼 취임 즈음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IMF는 그 증가 추세를 가속화시켰을 뿐, 원래 하락하거나 보합세였던 추세를 반전시킨 건 아니었죠.

    일용직 노동자 문제는 과거에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했지는 않았다는 건 덤이고요.

    + 노동소득분배율은 산정 방식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자영업자의 소득을 노동소득으로 봐야하는가 아닌가 문제가 있거든요.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게 해석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http://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4016
    저 60% 어쩌구 하는건 자영업자 소득을 노동소득으로 전혀 보지 않는 경우고, 자영업자 소득의 절반을 노동소득으로 간주하는 '조정'노동소득분배율로는 70%까지 높아집니다. 이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왠만한 선진국보다도 노동소득분배율이 높게 나옵니다.
  • 우리가 남이가 2018/01/20 03:37 # 답글

    장하성 교수는 김대중의 정리해고제 도입을 헬조선의 건국시점으로 분석하더군요.
  • 피그말리온 2018/01/21 01:23 # 답글

    좀 거칠게 말하자면, 점점 날로 먹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라는게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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